마음이 머무는 공간으로, 변화하는 로비의 역할
약 1년 11개월에 걸친 공사 끝에 완성된 현대차 양재사옥 로비가 화제다. 1층 중앙 계단형 라운지에 붙은 이름은 '아고라(Agora)'. 고대 그리스에서 시민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던 광장에서 따온 개념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리노베이션의 핵심 콘셉트를 '자유롭게 교류하며 생각을 나누는 광장(a home for ideas)'이라고 설명했다. 소통의 장을 현대적인 오피스 공간에서 재해석한 것이다.
완성된 공간을 살펴보면 식물의 규모가 눈에 띈다. 아치형 유리 돔 천장 아래 원목 플랜트박스에 심은 키 큰 조경수는 2층 높이까지 높게 뻗어 있다. 라운지 좌석 가까이에는 관엽식물들이 채워져 있다. 플랜테리어는 공간을 구획하는 실내장식 요소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장치다. 라운지에는 삼삼오오 앉아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아고라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장면이다.
ⓒHyundai Motor Group
과거 기업 로비는 방문객을 맞이하는 상징적인 공간이었다. 브랜드의 규모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장소였지만 구성원이 오래 머무는 공간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은 로비 및 라운지를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공간으로 다시 설계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라운지는 아이디어의 교류가 활발한 커뮤니티 공간에 가깝다. 현대차그룹과 같은 대기업은 이제 좋은 기업 문화는 회의실 밖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안다. 그리하여 사옥 인테리어의 핵심 키워드는 소통으로 향하고 있다. 그리고 소통이 활발해지도록 돕는 인테리어의 배경에는 플랜테리어가 있다.
사람들을 소통하게 만드는 식물의 힘
실내조경은 사람들의 창조적인 에너지를 깨운다. 이를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2023년 네덜란드 9개 기업 사무실을 대상으로 3년에 걸쳐 진행된 현장 연구(de Vries, Hermans & Langers, Frontiers in Psychology, 2023)에 따르면 업무 공간에 실내식물을 도입한 이후 직원들이 느끼는 공간의 매력도와 만족도가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주목한 변화의 인과는 이러하다. 식물은 공간을 쾌적하게 만들고, 쾌적한 공간은 사람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린다. 실내식물은 습도 조절과 눈의 피로 완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플랜테리어를 하면 물리적으로 편안해진다. 더불어 자연 요소를 접했을 때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바이오필리아(Biophilia) 효과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만족스러운 공간에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체류 시간도 늘어나는데, 가벼운 대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진다. 업무 외의 캐주얼한 대화는 사람 간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조직 내 소통의 접접을 만들어낸다.
에코피플의 로비 인테리어 사례
소통을 주제로 플랜테리어를 설계한 IT 기업의 로비를 소개한다. 에코피플은 기업 구성원이 회의실 너머 일상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오렌지와 남색의 모듈 소파를 배치해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한 이곳은 오픈 미팅과 자유로운 협업이 이루어지는 워크 라운지다. 창가와 맞닿은 가구에는 관엽식물을 식재하고, 소파 옆 플랜트박스에도 풍성한 녹음을 더했다. 식물이 소프트 파티션 역할을 함으로써 방문객들은 로비에서 눈치 보지 않고 머물 수 있다.
북악산과 경복궁이 내려다보이는 고층 라운지에는 테라코타 컬러의 가구와 조화를 이루는 퍼니처 정원을 디자인했다. 창밖 풍경을 가리지 않도록 키가 낮은 안스리움을 중심으로 식재해 실내에서도 광화문의 자연과 도시 경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했는데, 아름다운 경치와 식물을 바라보며 대화의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라이브러리룸과 세미나실에는 디자인 화분을 배치했다. 차분한 수형과 은은한 녹음은 공간에 안정감을 더하고, 방문객의 긴장을 완화하는 동시에 집중을 돕는다. 특히 세미나 전후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거나 독서와 사색 중 떠오른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K사 실내조경 프로젝트를 더 자세히 확인하고 싶다면↓
소통하는 기업 문화를 위한 로비 인테리어
이제 기업은 구성원 간 소통이 유연하게 이루어지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로비 인테리어에 주목한다. 현대차그룹이 양재사옥 로비를 '아고라'를 콘셉트로 잡은 것도 같은 이유다. 조경업체는 사람들이 얼마나 편안하게 머물고 서로 연결될 수 있는지 집중하면서 플랜테리어를 설계해야 한다.
에코피플은 기업 로비, 라운지, 사내 카페테리아, 구내식당 등 기업의 다양한 휴게 공간에 실내조경을 설치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소통이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공간을 고민하고 있다면 플랜테리어는 변화를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