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자는 하루 평균 약 *90%를 실내에서 보낸다. 평일 8시간 안팎을 사무실에 머무는 직장인이라면 이 수치가 그다지 놀랍지도 않을 테다. 실내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공간의 환경이 심신에 미치는 영향 역시 커지고 있다.
실내 환경의 질이 근로자의 웰빙과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이미 여럿 축적되어 있다. 다만 실내식물의 효과를 자기보고식 설문이 아닌 객관적인 생체 지표로 측정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2026년 8월 국제 학술지 《Environments》에 발표된 *포르투갈 연구진의 새로운 연구는 바로 이 지점을 들여다본다.
*서울대학교 연구팀의 2022년 서울 거주자 시간활동 조사 기준. 하루 평균 주거 실내 15.8시간, 기타 실내공간 5.9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Felgueiras et al. (2026), “Nature-Based Solutions for Office Worker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n Indoor Plants to Enhance Well-Being and Productivity.”
사무실 식물, 어떤 효과가 있을까?
해당 연구에서는 플랜테리어가 직장인의 스트레스 완화와 관련된 객관적인 신체 변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실제 사무실에 식물을 배치한 뒤 근로자들의 동공 반응을 측정했다.
동공을 관찰한 이유는 자율신경계, 그중에서도 부교감신경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산세베리아, 행운목, 클로로피텀 등의 실내식물을 12개 사무실에 배치하고, 같은 건물에 위치한 11개 사무실은 식물을 두지 않은 대조군으로 설정해 2주 동안 비교했다.
식물이 배치된 사무실에서 근무한 사람들의 초기 동공 직경은 평균 5.7mm에서 5.4mm로 약 5% 감소했고, 수축이 가장 크게 일어난 시점의 동공 직경 역시 약 8% 감소했다. 빛에 반응해 동공이 줄어드는 정도를 나타내는 동공 수축 진폭은 30.8%에서 32.1%로 증가했다.
반면 식물이 없었던 대조군에서는 이와 같은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동공 변화를 식물이 있는 환경에서 부교감신경 활동이 강화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생리적 반응으로 해석했다.
긴장을 풀어주는 식물 인테리어
부교감신경의 활성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긴장하거나 위협을 느낄 때 몸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교감신경이다. 업무가 몰리거나 긴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교감신경의 영향은 커진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회복하도록 돕는다. 이번 연구에서 활용한 동공 측정은 이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들여다보기 위한 방법이었다. 동공 직경, 수축 속도, 수축 진폭 등을 부교감신경 활동과 관련된 지표로 분석했다.
특히 동공 직경 감소와 수축 진폭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을 근거로 연구진은 식물이 있는 환경에서 신체가 이완 상태에 가까워졌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당 연구는 사무실 식물이 보기에 아름다운 인테리어적인 측면을 넘어, 직장인의 멘탈 회복을 돕는 웰니스 요소로 기능함을 시사한다.
올바른 플랜테리어의 건강한 효과
플랜테리어의 효과는 다양하다. 삭막한 공간에 초록빛으로 분위기를 그윽하게 만들기도 하고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한경 편안하게 보듬어주기도 한다. 거창한 인테리어 리모델링 공사를 할 필요 없이 식물을 통해 공간의 인상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플랜테리어의 크나큰 장점이기도 하다.
다만 식물의 장점을 공간 안에서 오래 유지하려면 몇 가지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본래 자연광과 바람, 계절의 변화를 접하며 자라는 식물에게 실내는 야외보다 생육 조건이 제한적인 환경이기 때문이다.
플랜테리어는 한 번의 설치로 끝나는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다. 식물이 실내에서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빛과 온습도, 관리 환경을 꾸준히 살피고 조정하는 과정이 꾸준하게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식물로 완성한 아름다운 풍경도 일시적인 장면에 머물지 않고 오래도록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그리고 식물의 생존을 위한 플랜테리어 회사의 노력은 무릇 식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건강한 식물이 공간에 오래 머물수록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은 쾌적한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식물을 살리기 위한 노력들은 모두 사람에게로 돌아간다. 식물이 건강해야만 플랜테리어는 지속가능하고, 비로소 사람을 위한 플랜테리어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