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전이라고 하면 으레 약 이름이 빼곡히 적힌 종이가 떠오른다. 그런데 머지않은 미래에는 ‘하루에 한 번 공원 산책’이나 ‘반년 동안 나만의 정원 가꾸기’가 처방전에 적힐지도 모른다. 실제로 자연과의 접촉을 건강관리의 한 방법으로 연결하는 녹색 사회적 처방(Green Social Prescribing)이 해외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자연을 가까이하는 일이 건강한 일상에 중요하다면 우리가 가장 오래 머무는 업무환경에도 자연이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은 녹색 처방의 사례를 통해 사무실 식물과 플랜테리어가 필요한 이유를 살펴본다.
자연을 건강 자원으로 활용한 사례
녹색 처방 개념은 낯설지만 자연을 건강한 일상의 도구로 활용하는 시도는 이미 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추진한 녹색 사회적 처방은 시민을 원예 활동에 연계한 사업으로 일상 속에서 자연을 접할 기회를 처방한 사례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진료실 안에서만 다루는 대신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고 하루를 보내는지까지 시선을 넓혀 살펴보는 접근이다.
실제 시범사업의 최종 평가에서 자연 기반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균 행복감은 5.3점에서 7.5점으로 높아졌고, 불안 수준은 4.8점에서 3.4점으로 낮아졌다. 자연을 건강한 일상을 뒷받침하는 환경 자원으로 바라보는 데 꽤 설득력 있는 결과다. 최근 공간 디자인에서 자연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바이오필릭 디자인이 주목받는 배경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도 자연이 사람의 몸과 마음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살펴보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학교 최기홍 교수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 The Multi-Sites Trial on the Effects of Therapeutic Gardening on Mental Health and Well-Being가 그중 하나다. 연구진은 전국 10개 기관의 시민 111명을 대상으로 15주 동안 30회에 걸친 정원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될수록 참여자의 우울과 불안 증상은 감소했고, 일상활동 참여와 삶의 질, 마음챙김 수준 역시 유의하게 개선됐다. 정원 가꾸기처럼 자연을 가까이하는 활동이 정신건강과 웰빙을 지원하는 활동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최 교수는 최근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영국의 녹색 사회적 처방과 미국의 공원 처방 사례를 함께 언급하며, 정원과 공원을 정서적 회복과 사회적 연결을 지원하는 건강 자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자연이 건강한 일상을 위해 필요한 환경이라면 우리는 평소 자연을 얼마나 자주 만나고 있을까?
사무실 식물이 필요한 이유
생각해보면 우리는 자연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일상의 대부분을 자연과 멀리 떨어져 지낸다. 출근해 모니터를 바라보고 회의를 오가는 사이 하루의 대부분은 실내에서 흘러가고 만다. 특히 오피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에게 자연을 만나는 일은 일부러 시간을 내야 가능한 경우가 많다.
녹색 처방은 사람이 자연과 완전히 분리된 채 살아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무실 역시 조금 더 자연과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 이때 사무실 식물은 자연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가장 일상적인 매개체가 된다. 야외 정원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더라도, 사무실 조경과 오피스 플랜테리어를 통해 자연과 접촉하는 작은 순간들을 조금씩 늘려갈 수는 있다.
결국 좋은 실내조경은 식물을 많이 들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직원이 일하는 동안 얼마나 자주 식물을 바라보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지, 다시 말해 자연과의 접점을 얼마나 촘촘하게 만들어주는지가 중요하다.
자연과의 접점을 만드는 에코피플의 플랜테리어
에코피플은 직원들이 자주 머물고 시선이 닿는 곳에 사무실 식물을 자연스럽게 배치하는 플랜테리어를 추구한다.
❶ 에코피플의 스테디셀러 미니정원
❷ 미니정원을 채운 맛상게아나. 수경식물이라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
위 사진처럼 데스크를 가리는 캐비닛 위에는 미니정원과 같은 오피스 특화 제품 여러 개를 나란히 배치해 녹시율을 높이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 사무실 플랜테리어 방법이다.
❶ 회사 라운지 바닥재 무채색 컬러에 맞춘 도시적 감성의 플랜트박스
❷ 기업 로비의 규모에 맞춰 웅장한 높이의 대형 여인초 화분
라운지나 휴게공간처럼 조금 더 여유가 있는 곳에는 여러 수종을 함께 구성한 맞춤형 플랜트 오브제나 커다란 관엽식물을 심은 디자인화분을 배치해 자연의 존재감을 높이기도 한다.
사무실 식물이 일상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스며드는지가 에코피플이 생각하는 오피스 플랜테리어의 중요한 기준이다. 에코피플은 식물이 오래 머물 수 있는 자리를 찾고, 설치 이후에도 정기적인 유지관리를 이어가며 처음 설계한 풍경을 지킨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무실 식물은 임직원이 자연과 접촉하는 건강한 경험을 반복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든다.
플랜테리어의 역할은 사무실 식물을 장식적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것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의 바쁜 하루 사이사이에 자연이 보이는 작은 틈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 자연을 만나기 위해 꼭 멀리 떠날 필요는 없다. 오늘 잠시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사무실을 둘러보자. 지금 당신이 일하는 자리에서는 식물이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