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독서라는 목적이 분명한 만큼 방문객이 오랜 시간 머무르는 문화 공간이다. 그래서 최근 도서관에서는 이용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인테리어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식물을 활용한 도서관 플랜테리어다.
책장 사이에 놓인 한 그루의 나무, 창가에 자리한 작은 화분 하나는 장식 이상의 역할을 한다. 공간에 자연의 요소가 더해지면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장시간 체류 시에도 부담을 덜 갖는다. 이런 이유로 실내식물을 활용한 도서관 실내 조경은 날이 갈수록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최근 플랜테리어 분야에서는 식물의 녹색 요소가 인간의 감정적 안정과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자연과 연결되고자 하는 성향을 인테리어에 반영하는 디자인 철학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도서관과 같은 복합 문화 공간의 녹화 전략이 확장되는 추세다. 책을 읽고 학습하는 환경에서는 시각적 안정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간에 식물을 더한 도서관 플랜테리어는 점점 중요한 조경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해외 도서관 플랜테리어 사례
실내식물로 뒤덮인 리노 도서관
도서관 식물인테리어가 공간의 정체성을 형성한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사진은 미국 네바다주 리노 워쇼 카운티에 위치한 리노 시내 도서관(Downtown Reno Library)이다. 필로덴드론과 얼룩무늬 베고니아 같은 관엽식물으로 도서관 전체를 마치 숲속 마을처럼 꾸몄다.
1966년에 완공된 리노 도서관은 자연과 건축을 결합한 혁신적인 공간으로 평가받아, 1968년에는 산업경관상을 수상했다. 이후 2013년에는 미국 국립 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에 등재되며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리노 도서관을 설계한 휴인 C. 웰스(Hewitt C. Wells)는 처음부터 도서관 자체를 공원 안에 지으려 했지만, 계획이 무산되자 발상을 바꿔 도서관 내부에 공원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전개했다. 이후 수백 그루의 크고 작은 식물들로 가득 차게 된 이 도서관은 해당 지역의 명물이 되었다.
도서관 안에 공원을 구현한 시도는 사람들에게 녹지의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안내한다는 점에서 오늘날 도서관 플랜테리어와 바이오필릭 디자인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
에코피플이 완성한 도서관 플랜테리어
에코피플은 인테리어의 원초적 아름다움과 이용자의 공간 경험을 함께 고려하는 바이오필릭 플랜테리어를 지향한다. 이는 내부의 구조, 색감 등 인테리어 요소부터 이용자의 생활 동선까지 고려한 실내 조경 설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말이다.
이제 에코피플이 조경 작업에 참여한 도서관 포트폴리오를 구획 유형별로 차근차근 살펴보자.
1. 로비 플랜테리어
복도를 따라 이어지는 초록의 리듬
사서연수관 로비 복도는 중앙이 계단으로 비어 있고 천장의 채광창으로 볕이 내리쬐는 아트리움 구조다. 에코피플은 공간의 구조적 특징을 고려해 복도의 동선을 따라 공간에 리듬감을 주는 실내조경을 설계했다.
동일한 형태의 구형 화기를 사용해 전체적인 통일감을 유지하는 동시에, 식물의 수형과 높이에 변화를 주어 단조로움을 피했다. 예를 들어 대형 식물과 소형 식물을 함께 배치하는 그룹핑 식재 방식을 활용하거나, 잎이 풍성한 관엽식물 주변에 빨간 꽃이 포인트가 되는 화목류를 배치했다.
2. 난간 플랜테리어
전망은 살리고 안전도 지키는 똑똑한 방법
도서관 내부의 복도는 보행 동선이 길게 이어지는 구조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유리 난간에 기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난간 라인 하단에 플랜트박스를 두는 설계를 진행했다.
낮게 설치한 플랜트박스로 난간 너머 시야를 확보하는 동시에 녹지의 감성을 충분히 더했고, 식물 사이에 천연석을 배치해 자연을 닮은 질감을 드러냄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기분이 상쾌해질 수 있도록 꾀했다.
오랜 기간 관상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플랜테리어의 수종은 음지에서 씩씩하게 자라나는 고사리류와 서리이끼를 활용했다.
3. 디지털 도서관 플랜테리어
도서관 중심으로 모은 녹색 시선
디지털 도서관은 컴퓨터 열람석과 정보 검색 장비가 공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기능적인 환경으로 인해 금속 소재가 주된 인테리어 요소로 사용되는데, 메탈은 현대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성질상 다소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에코피플은 디지털 도서관 특유의 단조로운 느낌을 보완하기 위해서 열람실 중앙에 섬을 닮은 구조의 소규모 실내 정원을 계획했다.
규모가 상이한 식물들, 중소형 식물부터 대형 식물과 바닥 식물까지 층차를 두고서 심어 입체적인 녹지 풍경을 만들었다. 에코피플이 만들어낸 도서관 실내 정원은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책상과 컴퓨터 사이에서 시각적인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일상에 자연을 더한 새로운 도서관 풍경
도서관 실내조경과 플랜테리어 디자인 이용자의 공간 체류 경험을 풍부하게 만드는 중요한 인테리어 요소다. 실내식물을 담은 인테리어는 시각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고 장시간 머무르는 사람들의 심리적인 피로를 완화한다.
무엇보다 도서관 실내조경 디자인은 자칫 근엄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의 인상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매개가 된다. 복도와 난간, 열람 공간 곳곳에 더한 화분은 도서관을 자연 속에서 경험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확장한다.
앞으로도 에코피플은 공간의 특징과 이용자의 경험을 함께 고려한 식물인테리 설계를 통해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연결되는 프로젝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일상에 자연을 더하는 일이야 말로 에코피플이 만들어가고자 하는 플랜테리어의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