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쉬었는데도 피곤하거나 유난히 예민해지는 것 같다면 이번 글을 주목하자. 하루 종일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오가며 메시지를 확인하고 여러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다 보면 뇌가 지친다. 뉴로웰니스(Neuro Wellness)가 절실한 당신에게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더한 플랜테리어가 필요하다.
뉴로웰니스를 위한 바이오필릭 디자인
현대인의 피로는 과도한 정보와 자극 속에서 뇌와 신경계가 지속적으로 긴장 상태를 유지함에서 비롯된다. 최근 웰니스 분야에서는 과도한 자극에 지친 뇌와 신경계가 안정된 상태를 되찾도록 돕는 뉴로웰니스가 주목받고 있다.
하루 종일 디지털 세계를 유영하며 수많은 알림과 정보, 끊임없는 업무 전환 속에서 살아가는 도시 직장인의 머릿속은 늘 과부하 상태다. 이런 환경에서 몸은 가만히 있어도 뇌는 계속해서 긴장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피로가 누적되기 쉽다. 끊임없이 스트레스와 정보에 노출되는 일상 속에서 신경계가 긴장과 이완 사이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뉴로웰니스의 지향점이다.
조경회사 에코피플은 과도하게 활성화된 신경계 회복의 해답을 바이오필릭(Biophilic) 디자인에서 찾는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자연과 연결되고자 하는 성향을 공간에 반영함으로써 실내에서도 자연을 경험하고 시각적·감각적 자극을 완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인데, 식물과 자연 요소를 인테리어에 녹여내는 방식으로 사무실의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접근이다.
뉴로웰니스 시대의 플랜테리어
조경 요소를 더한 실내 공간은 실제로 뇌와 심리 상태에 어떤 변화를 만들까?
2025년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발표된 「도시의 건강한 실내 업무공간에서 바이오필릭 디자인이 회복에 미치는 신경심리학적 효과」 연구에 따르면, 식물이 풍부하게 조성된 실내 공간에서 짧은 시간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인지·정서적 부담이 완화되고 심리적 회복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나타났다.
연구에는 스트레스가 높은 업무환경에서 일하는 간호사 21명이 참여했다. 피험자는 흰 벽으로 구성된 일반 공간과 벽면 전체에 식물이 조성된 바이오필릭 공간에서 각각 10분간 머물렀다. 이때 연구진은 기능적 근적외선분광법(fNIRS)을 이용해 사고와 주의, 감정 조절 등에 관여하는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의 반응을 측정하고, 피로와 불안, 활력, 회복감 등 심리 상태도 함께 조사했다.
바이오필릭 공간에 머무른 뒤, 피험자의 전전두피질의 산소화 헤모글로빈 농도는 유의하게 낮아졌다. 연구진은 이를 인지적·정서적 부담이 완화되는 과정과 관련된 반응으로 해석했다. 참가자들이 직접 느낀 변화도 비슷했다. 일반 공간에 있을 때보다 피로와 우울, 불안은 낮아지고 활력과 주의력, 회복감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뇌의 회복을 돕는 실내조경
에코피플은 해당 연구를 확인하며 ‘식물이 스트레스를 없앤다’는 주장과 더불어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한 실내환경이 업무 중 회복을 돕는 하나의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에코피플은 오피스 캐비닛 상부처럼 직원들의 시선이 자주 머무는 자리에 작은 규모의 플랜트박스(일명, 캐비닛정원)를 둔다. 모니터에서 눈을 떼거나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에 자연스럽게 식물을 보면서 업무 사이사이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말이다. 별도의 휴게공간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일하는 자리 가까이에서 자연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라운지에서는 접근을 달리한다. 의자에 앉았을 때 여러 높이와 형태의 식물이 시야를 채우도록 플랜트박스를 구성해 사무 공간보다 풍성한 풍경으로 휴식의 밀도를 높인다. 라운지에서는 자연 속에 조금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공간의 성격에 따라 플랜테리어의 밀도와 방식도 달라지는 셈이다.
뉴로웰니스 시대의 플랜테리어는 달라져야 한다. 책상에서 고개를 들었을 때 시선이 머무는 녹지, 복도를 이동하며 마주치는 식물, 잠시 쉬는 공간을 감싸는 작은 정원처럼 자연과의 접점을 업무 동선 안에 더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까지 좋은 사무실의 기준이 집중과 효율에 있었다면 이제는 임직원이 일하는 사이사이 뇌를 쉬어갈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끊임없는 정보와 자극에 둘러싸인 도심의 직장인에게 절실한 것은 화려한 인테리어가 아닌,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감각을 환기할 수 있는 환경일 것이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고려한 실내조경은 신개념 건강 관리 트렌드에 따른 업무 환경 개선 방법이다. 새로운 웰니스의 기준이 떠오르는 지금, 올바른 플랜테리어의 지향점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넘어 뇌와 신경계가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